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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평 구하우스 미술관 외관과 정원|빛과 반사가 만든 예술 산책

    양평 구하우스 미술관 외관과 정원|빛과 반사가 만든 예술 산책

    2026년 7월 12일, 양평 구하우스 미술관을 두 번째로 찾았어요.
    이번에는 실내 작품뿐 아니라 건물 외관과 여름 정원, 빛과 반사가 만들어낸 공간을 조금 더 천천히 바라보았습니다.

    양평 서종면에 자리한 구하우스 미술관은 컬렉터 구정순 대표가 오랫동안 수집한 현대미술과 디자인 작품을 바탕으로 만든 사립 미술관이에요.

    일반적인 전시장처럼 작품만 일정한 간격으로 배치된 곳이 아니라, 거실과 서재처럼 꾸민 공간 속에 가구와 회화, 조각, 생활 오브제가 함께 놓여 있습니다.

    그래서 구하우스에서는 미술 작품을 감상한다기보다 누군가의 감각적인 집에 초대받아 천천히 둘러보는 기분이 들어요.

    양평 구하우스 미술관 외벽의 BIG MIND SKY 작품과 고개 숙인 인물 조각
    밝은 무지개 글자와 고개 숙인 인물 조각이 강한 대비를 이루던 구하우스 외관

    두 번째 방문에서 새롭게 보인 풍경

    첫 번째 방문에서는 실내 작품을 놓치지 않으려고 전시실을 따라 빠르게 이동했던 기억이 있어요.

    두 번째로 찾은 양평 구하우스 미술관에서는 첫 방문 때 지나쳤던 외부 작품과 정원의 작은 변화가 눈에 들어왔어요.

    이날은 기온이 35도 안팎까지 올라갈 만큼 무척 더웠습니다.

    함께 간 반려견 나나와 몽몽은 시원한 실내에서 유모차에 앉아 쉬게 하고, 저는 잠깐씩 밖으로 나와 외관과 정원을 사진에 담았어요.

    그늘에서 몇 걸음만 벗어나도 금세 땀이 났지만, 건축과 작품이 한 장면으로 이어지는 모습을 그냥 지나치기는 어려웠습니다.

    양평 구하우스 미술관 본관 입구의 화분과 야외 의자
    본관에 들어서기 전부터 화분과 의자, 작은 소품이 집처럼 놓여 있었어요.

    회색 벽 위에 떠 있는 BIG MIND SKY

    구하우스 외관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회색 벽돌 위에 놓인 커다란 무지개색 문장입니다.

    작품에 적힌 글자는 ‘BIG MIND SKY’예요.

    빨강과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보라가 이어진 글자가 차분한 회색 외벽과 선명한 대비를 이루고 있었어요.

    이 작품은 스위스 작가 우고 론디노네의 2007년 작품으로, 작가가 꾸준히 선보인 무지개 네온 조각 시리즈 가운데 하나입니다.

    구하우스 작품 안내에는 여섯 색의 무지개가 편견을 넘어 다양성을 포용하고 화합하자는 의미를 전한다고 설명되어 있어요.

    평범한 단어가 색채와 건축을 만나 시처럼 보이는 장면이었습니다.


    무지개 아래 사람들은 왜 고개를 숙였을까

    알록달록한 글자 아래에는 여러 사람 형상의 조각이 놓여 있었어요.

    처음에는 작품 전체를 멀리서 바라보다가 이상한 공통점을 발견했습니다.

    인물들이 모두 고개를 땅 쪽으로 숙이고 있었어요.

    몸을 앞으로 깊이 기울인 사람뿐 아니라 비교적 반듯하게 서 있는 인물도 얼굴만큼은 아래를 향하고 있더라고요.

    ‘왜 모두 고개를 숙이고 있을까?’

    궁금해져 조각 가까이 다가가 앞과 옆에서 한참을 바라보았습니다.

    구하우스 미술관 야외에 전시된 고개 숙인 사람 형상의 조각 작품
    비교적 반듯하게 서 있는 인물조차 고개만큼은 아래를 향하고 있었어요.

    배형경의 〈말로는 다 할 수 없는 것〉

    현장에서 품었던 궁금증은 작품 설명을 찾아본 뒤 조금 풀렸어요.

    고개 숙인 인물들은 배형경 작가의 〈말로는 다 할 수 없는 것〉 이라는 작품이었습니다.

    축 늘어진 두 팔과 깊이 숙인 고개는 사람이 살아가며 감당하는 존재의 무게와 실존적인 고독을 표현한다고 해요.

    조각의 표면을 매끄럽게 다듬지 않고 거칠게 남긴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삶을 살아오며 몸과 마음에 쌓인 흔적처럼 보였어요.

    두 작품을 같은 장소에 배치한 정확한 의도까지 확인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제 눈에는 다양성과 화합을 말하는 밝은 무지개 아래에서, 저마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삶의 무게를 견디고 있는 사람들처럼 보였어요.

    서로 다른 분위기의 작품이 한 화면에 놓여 있다는 사실이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작품이 정원의 일부가 되는 곳

    구하우스 정원에서는 조각과 식물의 경계가 분명하지 않았어요.

    잔디 위에 커다란 의자 모양의 작품이 놓여 있고, 나무와 풀 사이에는 사람과 동물을 닮은 조형물이 숨어 있었습니다.

    멀리서는 정원의 장식처럼 보이다가 가까이 다가가면 작품의 형태와 표정이 또렷해지더라고요.

    전시장 안에서 작품을 한 점씩 찾아보는 것과는 다른 재미가 있었어요.

    구하우스 정원의 알록달록한 인물 조형물과 흰 양 작품
    정원 속 조형물들이 식물과 어우러져 하나의 작은 이야기를 만들고 있었어요.
     건축과 정원, 야외 작품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있었어요.
    초록 식물 사이에 자리한 조형물이 정원의 일부처럼 자연스럽게 어우러졌어요.
    정원 속 조형물들이 식물과 어우러져 하나의 작은 이야기를 만들고 있었어요.
    정원 풍경처럼 숨어 있다가 가까이 다가가면 존재감이 커지던 작품

    오래된 나무와 현대적인 건축

    회색 벽돌 건물 옆에는 줄기가 굵은 오래된 나무가 서 있었어요.

    나무 아래에는 덩굴과 초록 식물이 풍성하게 자라고 있었고, 오랜 시간을 품은 나무와 현대적인 건물이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이 잘 어울렸습니다.

    저도 옥상에서 식물을 키우다 보니 미술관에 가서도 작품 주변에 심어진 나무와 꽃을 유심히 보게 되더라고요.

    양평 구하우스 미술관의 오래된 나무와 회색 벽돌 건물 외관
    오래된 나무와 현대적인 벽돌 건물이 서로 다른 시간을 품고 있었어요.

    별관으로 이어지는 길에는 백합 봉오리와 짙은 자주색 꽃, 흰 꽃과 연두빛 수국이 피어 있었어요.

    한여름의 강한 햇볕 속에서도 식물들은 초록빛을 잃지 않고 정원을 풍성하게 채우고 있었습니다.

    구하우스 정원에 자라는 백합 봉오리와 자주색 여름꽃
    뜨거운 여름 햇살 아래 꽃과 초록 식물이 구하우스 정원에 생기를 더했어요.
    흰 꽃과 연두빛 수국이 풍성하게 핀 구하우스 여름 정원
    흰 꽃과 연두빛 수국이 어우러져 부드럽고 풍성해 보였던 정원

    실제와 반사가 겹친 세 겹의 풍경

    양평 구하우스 미술관에서 가장 놀라웠던 장면은 곡선형 차양 아래에서 만났어요.

    특별한 구도를 미리 생각하고 찍은 사진은 아니었습니다.

    천장 쪽을 올려다보는 순간 실제 정원과 천장에 비친 정원이 한꺼번에 들어왔고, 저도 모르게 “와우”라는 말이 나왔어요.

    바닥에는 실제 잔디와 돌길이 있고, 반짝이는 천장에는 같은 풍경이 거꾸로 비쳤습니다.

    옆 유리창에도 건물과 나무, 빛과 그림자가 다시 겹쳐 보였어요.

    실제 풍경과 천장의 반사, 유리창의 반사가 한 화면에 담기면서 공간이 세 겹으로 이어지는 듯했습니다.

    구하우스 미술관 곡선형 천장에 거꾸로 반사된 정원과 돌길
    실제 정원과 천장에 비친 풍경이 겹쳐 낯설고 신기한 공간을 만들었어요
    양평 구하우스 곡선형 차양과 유리벽에 반사된 건축과 여름 정원
    곡선형 차양과 유리벽에 실제 정원과 반사된 풍경이 여러 겹으로 펼쳐졌어요.

    사진을 다시 보아도 어디까지가 실제이고 어디부터가 반사인지 잠시 시선을 멈추게 됩니다.

    구하우스의 건축은 작품을 담는 그릇에 머물지 않고, 빛과 주변 풍경을 이용해 또 다른 장면을 만드는 것 같았어요.


    별관으로 이어지는 초록 산책길

    본관에서 별관까지의 거리는 길지 않아요.

    하지만 돌판이 이어진 길 양옆으로 나무와 덩굴, 여름꽃이 풍성하게 자라고 있어 작은 숲길을 걷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식물 사이에는 야외 작품이 나타나고, 별관을 뜻하는 ANNEX 안내판도 보였어요.

    단순히 다음 전시실로 이동하는 통로라기보다 본관과 별관 사이의 분위기를 천천히 바꾸어 주는 길처럼 느껴졌습니다.

    양평 구하우스 본관에서 별관으로 이어지는 초록 정원 산책로
    초록 식물과 덩굴 아치를 지나 별관으로 이어지던 짧은 산책길

    파란 벽돌과 민트색 오브제가 있는 별관

    별관 가까이 다가가자 공간의 색감이 달라졌어요.

    회색 벽돌이 중심이었던 본관과 달리 별관에는 파란 벽돌과 민트색 오브제, 넓은 잔디가 어우러져 있었습니다.

    커다란 세면대처럼 생긴 민트색 오브제는 익숙한 생활용품 같으면서도 잔디 위에 놓이니 하나의 작품처럼 보였어요.

    구하우스에서는 평범한 물건도 어디에 놓이고 무엇과 함께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구하우스 별관 잔디에 놓인 민트색 세면대 형태의 오브제
    파란 벽돌과 생활 오브제가 본관과는 다른 별관의 분위기를 만들고 있었어요.
    파란 벽돌과 잔디가 어우러진 양평 구하우스 별관 외관
    본관과는 또 다른 색감과 분위기를 보여준 별관 앞 풍경

    별관 내부에서 본 작품들은 다음 편에서 따로 정리하려고 합니다.


    옥상에서 만난 양평의 산

    구하우스 옥상에 오르니 시야가 한꺼번에 열렸어요.

    넓은 옥상에는 둥근 형태의 회전 의자가 놓여 있었고, 그 너머로 양평의 마을과 산 능선이 길게 이어졌습니다.

    의자 자체도 하나의 조형물처럼 보였지만 실제로 앉아 움직이며 풍경을 바라볼 수 있었어요.

    한낮의 햇볕이 강해 오래 머물지는 못했지만, 실내 관람 뒤 탁 트인 산을 바라보니 마음까지 조금 시원해졌습니다.

    양평 구하우스 미술관 옥상의 둥근 회전 의자와 산 전망
    둥근 회전 의자에 잠시 앉아 옥상 너머로 이어진 양평의 산을 바라보았어요.

    전시장 밖에서 먼저 시작된 관람

    두 번째로 구하우스를 찾으며 미술관 관람은 건물 안에서만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회색 벽돌 외관과 무지개 글자, 고개 숙인 인물 조각, 오래된 나무와 여름꽃까지 모두 구하우스라는 공간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첫 방문에서는 작품을 따라 빠르게 걸었지만, 이번에는 빛과 그림자, 천장과 유리에 반사된 정원까지 오래 바라보게 되었어요.

    특히 이유를 몰라 한참 바라보았던 인물 조각은 작품의 뜻을 알고 난 뒤 더 깊게 기억에 남았습니다.

    같은 장소도 다시 찾으면 전에는 지나쳤던 장면이 보이나 봐요.

    무척 더운 날이었지만 잠깐씩 밖으로 나가 사진을 찍을 때마다 새로운 풍경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로 찾은 양평 구하우스 미술관은 첫 방문보다 조금 더 천천히, 그리고 조금 더 깊게 제 기억 속에 남았어요.


    양평 구하우스 미술관 관람 정보

    방문일: 2026년 7월 12일

    주소: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무내미길 49-12

    문의: 031-774-7460

    관람시간:
    3월~10월 수~금 13:00~17:00
    토·일·공휴일 10:30~17:30

    관람료:
    성인 15,000원
    만 65세 이상·양평군민 등 할인 대상 12,000원
    어린이·청소년 8,000원

    휴관일: 매주 월·화요일

    사진 촬영: 플래시를 끈 상태로 가능

    반려동물: 유모차로 동반할 수 있으나 관람 중 유모차에서 내려서는 안 됩니다.

    관람시간과 요금, 반려동물 동반 기준은 변경될 수 있으니 방문 전 공식 안내를 확인하는 것이 좋아요.


    양평 구하우스 미술관 Q&A

    구하우스는 실내 작품 외에도 볼거리가 많나요?

    잔디 정원과 야외 조각, 오래된 나무, 본관에서 별관으로 이어지는 산책길까지 볼거리가 많아요. 실내 관람에만 집중하기보다 외관과 정원도 함께 둘러보는 것을 권합니다.

    BIG MIND SKY는 어떤 작품인가요?

    스위스 작가 우고 론디노네의 무지개 조각 작품입니다. 여섯 가지 색을 통해 편견을 넘어 다양성을 포용하고 화합하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고개 숙인 인물 조각의 작품명은 무엇인가요?

    배형경 작가의 〈말로는 다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사람이 살아가며 감당하는 존재의 무게와 실존적인 고독을 인체 조각으로 표현했어요.

    본관과 별관은 멀리 떨어져 있나요?

    거리는 길지 않습니다. 돌길과 식물, 야외 작품이 이어져 있어 짧지만 산책하듯 천천히 걸어보기 좋은 길이에요.

    여름에 방문할 때 준비하면 좋은 것은 무엇인가요?

    실내 관람은 쾌적하지만 정원과 옥상은 햇볕이 강할 수 있어요. 물과 모자, 양산을 준비하고 외부 관람은 짧게 나누는 편이 좋습니다.


    두 번째로 찾은 양평 구하우스 미술관은 첫 방문보다 조금 더 천천히, 조금 더 깊게 기억에 남았어요.

    다음 이야기

    다음 편에서는 구하우스 본관에서 새롭게 만난 현대미술 작품과 집처럼 이어지는 전시 공간을 소개합니다.

    참고 자료

    구하우스 미술관 관람 안내
    관람시간, 요금, 휴관일과 반려동물 동반 기준을 확인할 수 있어요.

    우고 론디노네, BIG MIND SKY 작품 설명
    무지개 작품의 제작 정보와 다양성·포용의 의미를 소개합니다.

    배형경, 〈말로는 다 할 수 없는 것〉 작품 설명
    고개 숙인 인물 조각에 담긴 존재의 무게와 실존적 고독에 관한 공식 설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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