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서울공항을 떠나 이후 열흘 동안 벨기에, 이탈리아, 바티칸, 프랑스를 차례로 거치며 빡빡한 외교 일정을 소화했다.
취임 1년을 막 넘긴 시점에 이뤄진 이재명 대통령 유럽 순방은 정부가 내세운 ‘국익중심 실용외교 2기’가 실제로 어떤 모습일지 보여주는 첫 사례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출발점은 브뤼셀이었다
이재명 대통령 유럽 순방의 무게중심은 벨기에 브뤼셀에 있었다.
이 대통령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안토니우 코스타, EU 집행위원장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과 마주 앉아 제11차 한-EU 정상회담을 진행했고, 이 자리에서 36개 항목에 달하는 공동성명을 내놓았다.
성명의 내용을 한 줄로 요약하면 ‘관계의 업그레이드’다. 한국과 EU는 2010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은 뒤 2011년 발효된 자유무역협정(FTA)을 중심으로 교역과 투자를 늘려왔는데, 이번 합의로 협력의 무게중심이 공급망, 디지털, 첨단기술, 안보·방위 쪽으로 옮겨갔다.
구체적으로는 양측 경제협력을 이끌어갈 최상위 채널인 ‘한-EU 경쟁력 파트너십’과, 이를 실무적으로 풀어갈 ‘한-EU 고위급 경제대화’가 새로 만들어졌다.
청와대 정책실 관계자는 이를 두고 한국과 EU가 단순한 무역 상대를 넘어 공급망 안정과 첨단기술까지 함께 챙기는 전략적 동반자가 됐다고 설명했다.
안보 쪽에서도 작지 않은 진전이 있었다. 양측은 비밀정보보호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에 들어가기로 합의했다.
다자주의가 흔들리고 곳곳에서 보호무역주의가 고개를 드는 지금, 자유무역이라는 공통분모를 매개로 EU와 더 가까워지려는 시도로 읽힌다.
벨기에와는 별도로 중소기업·스타트업 협력 MOU도 체결됐는데, 유럽 2위 항구인 안트베르펜항을 보유한 벨기에를 한국 기업의 유럽 진출 거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 깔려 있다.
로마에서는 문화와 산업이 만났다
이재명 대통령 유럽 순방의 다음 행선지인 이탈리아에서는 결이 조금 달랐다. 깊은 문화유산을 가진 나라답게 문화·인적 교류 확대가 주요 화두였고, 유럽에서 커지고 있는 한류 인기에 맞춰 한국 문화 콘텐츠의 입지를 넓히려는 ‘케이(K)-이니셔티브’의 연장선상 논의가 이어졌다.
동시에 반도체, 인공지능, 항공우주, 바이오, 에너지 등 첨단산업·방산 분야 협력도 함께 다뤄졌다.
이탈리아는 G7 회원국이자 유럽 내 제조업 강국이라는 점에서, 산업 협력 논의가 단순한 외교 의례를 넘어 실질적인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바티칸에서 던진 평화의 메시지
이재명 대통령 유럽 순방 일정 중 가장 상징적인 장면은 바티칸 방문이었을 것이다.
‘평화와 연대를 위한 특별미사’에 참석하고 레오 14세 교황을 단독으로 만난 자리에서, 그는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을 흔들림 없이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교황청 역시 한반도의 평화와 비핵화를 계속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다만 이 메시지에 북한 측의 응답은 없었다.
남북관계의 냉기는 이번 순방으로도 풀리지 않은 셈이다.
마지막 무대, G7에서 던진 AI 구상
이재명 대통령 유럽 순방의 종착지는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였다. 한국은 2년째 초청국 자격으로 이 자리에 섰다.
이 대통령은 확대회의 발언에서 ‘글로벌 AI 기본사회’와 ‘글로벌 AI 허브 구축’이라는 구상을 내놓으며, 기술 격차가 곧 경제 격차로 굳어지는 흐름을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글로벌 안보, 핵심광물, 디지털, 마약 대응 등 G7이 다루는 공통 의제에 동참하면서, 2028년 G20 의장국을 앞두고 국제 무대에서의 발언권을 키우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숫자로는 좋은 출발, 그러나 끝난 건 아니다
성과만 놓고 보면 이재명 대통령 유럽 순방은 산뜻했다.
36개 항의 한-EU 공동성명, 두 개의 새 경제협의체, 비밀정보보호협정 협상 개시, 벨기에·이탈리아와의 실질 협력까지, 짧은 기간에 적지 않은 결과물을 챙겼다.
1기 실용외교가 다소 신중하고 수비적이었다면, 이번 2기는 의제를 먼저 던지고 주도권을 쥐려는 색채가 뚜렷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다만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도 풀어야 할 숙제는 그대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안보 비용·역할 분담을 두고 어떤 청구서를 내밀지가 변수로 남아 있고, 얼어붙은 남북관계는 이번 순방에서도 별다른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유럽에서 다진 협력의 틀이 이런 현안들에 실제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앞으로의 외교 행보를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듯하다.
결국 이재명 대통령 유럽 순방은 ‘시작’이라는 의미가 더 큰 외교 행보였던 셈이다.
한눈에 보는 Q&A
이재명 대통령 유럽 순방 일정은 어떻게 짜여졌나? 6월 9일 출국 후 벨기에→이탈리아→바티칸→프랑스(G7) 순으로 이동했고, 10일간의 일정으로 마무리됐다.
한-EU 정상회담에서 가장 핵심적인 결과는? 36개 항 공동성명 채택과 함께, ‘한-EU 경쟁력 파트너십’·’한-EU 고위급 경제대화’라는 두 협의체가 새로 출범했다는 점이다.
안보 협력은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인가? 비밀정보보호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이 시작됐고, 안보·방위 분야 전반의 협력 강화에 합의했다.
벨기에·이탈리아에서 챙긴 실질적 성과는? 벨기에에서는 중소기업·스타트업 MOU를 체결해 유럽 진출 거점을 마련했고, 이탈리아에서는 문화 교류와 첨단산업 협력 논의가 이뤄졌다.
바티칸 방문이 가진 의미는?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에 대한 의지를 국제사회에 알리고 교황청의 지지를 재확인했지만, 북한의 반응은 없었다.
G7에서는 무엇을 강조했나? ‘글로벌 AI 기본사회’와 ‘AI 허브 구축’ 구상을 제시하며 기술 격차가 경제 격차로 이어지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 유럽 순방에서 남은 과제는 무엇인가? 미국의 안보 비용 분담 요구에 대한 대응, 그리고 여전히 풀리지 않은 남북관계가 가장 큰 숙제로 남아 있다.
이재명 대통령 유럽 순방이 다져놓은 EU와의 협력 틀이 이런 과제 해결에 실질적인 동력이 될 수 있을지는 앞으로의 외교 성과로 확인될 것이다.
스페인에는 아직 가보지 못했지만, 오래전부터 마음 한쪽에 조용히 남아 있는 길이 있습니다.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가 언젠가 직접 보고 싶은 건축의 꿈이라면, 산티아고 순례길은 언젠가 제 발로 천천히 걸어보고 싶은 마음의 길입니다.
“부엔 까미노(Buen Camino).”
스페인어로 “좋은 길”이라는 뜻의 이 인사말은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순례자들이 서로에게 건네는 따뜻한 응원의 말이라고 합니다.
아직 그 길 위에 서 본 적은 없지만, 언젠가 저도 그 길에서 누군가에게 “부엔 까미노”라고 말할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오늘은 직접 다녀온 여행기가 아니라, 언젠가 꼭 걸어보고 싶은 산티아고 순례길을 미리 공부하듯 정리해 보려 합니다. 코스와 준비물, 일정, 비용까지 함께 살펴보며 제 마음속 버킷리스트 한 자리를 조용히 채워 보겠습니다.
언젠가 천천히 걸어보고 싶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산티아고 순례길이란?
산티아고 순례길, 즉 카미노 데 산티아고(Camino de Santiago)는 스페인 북서부 갈리시아 지방의 도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향하는 오래된 순례길입니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는 예수의 제자 성 야고보와 관련된 전통이 전해지는 도시로 알려져 있으며, 산티아고 대성당은 이 길의 상징적인 최종 목적지로 여겨집니다.
처음에는 종교적인 의미가 강한 순례길이었지만, 오늘날에는 종교를 떠나 전 세계 사람들이 자신을 돌아보고, 삶의 속도를 낮추고, 하루하루 걷는 시간을 경험하기 위해 이 길을 찾는다고 합니다.
저에게 산티아고 순례길이 끌리는 이유도 바로 그 점입니다.
빠르게 도착하는 여행이 아니라, 천천히 걷는 여행. 많이 보는 여행이 아니라, 나를 조금씩 비워내는 여행. 목적지보다 그날그날의 길이 더 중요해지는 여행.
그런 길이라서 언젠가 한 번쯤은 꼭 걸어보고 싶습니다.
산티아고 순례길 대표 코스
프랑스 길 포르투갈 길 북쪽 길이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이어지는 산티아고 순례길 지도 일러스트
산티아고 순례길은 하나의 길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유럽 여러 지역에서 출발해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이어지는 다양한 루트가 있습니다.
그중 가장 많이 알려진 대표 코스 몇 가지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프랑스 길, 가장 대표적인 정통 코스
프랑스 길(Camino Francés)은 산티아고 순례길 중 가장 유명하고 많은 사람들이 걷는 대표 코스입니다.
보통 프랑스 생장피드포르에서 출발해 피레네 산맥을 넘어 스페인 북부를 가로지른 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이어지는 길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체 거리는 자료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약 800km 안팎으로 소개되는 경우가 많고, 전 구간을 걷는다면 보통 한 달 이상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이 길은 알베르게라고 불리는 순례자 숙소가 비교적 잘 갖춰져 있고, 순례자들도 많아 처음 산티아고 순례길을 알아보는 사람들에게 가장 익숙한 코스입니다.
다만 전 구간을 한 번에 걷는 것은 체력과 시간이 모두 필요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전 구간이 아니라 마지막 100km 구간, 특히 사리아에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걷는 일정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저도 언젠가 걷는다면 처음부터 800km를 욕심내기보다, 제 체력에 맞는 짧은 구간부터 시작해 보고 싶습니다.
포르투갈 길, 비교적 짧고 부드러운 코스
포르투갈 길(Camino Portugués)은 이름처럼 포르투갈에서 시작해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향하는 길입니다.
그중 포르투갈의 도시 포르투에서 출발하는 일정은 프랑스 길보다 짧은 편이라, 시간이 넉넉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비교적 현실적인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포르투갈의 마을과 해안 풍경을 함께 만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저처럼 산티아고 순례길을 마음속에만 오래 품고 있는 사람에게는 “처음부터 무리하지 않아도 되는 길”이라는 점에서 포르투갈 길도 참 좋아 보입니다.
북쪽 길, 조용하고 아름다운 해안 코스
북쪽 길(Camino del Norte)은 스페인 북부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코스입니다.
바스크 지방과 칸타브리아, 아스투리아스 지역을 지나며 바다 풍경을 만날 수 있어 아름다운 길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프랑스 길보다 지형이 험하고 오르내림이 많아 체력적으로는 조금 더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합니다.
조용히 걷고 싶은 사람에게는 매력적인 길이지만, 처음 순례길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체력과 일정, 숙소 상황을 꼼꼼히 살펴보고 선택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언제 가면 좋을까?
산티아고 순례길은 계절마다 다른 매력이 있겠지만, 일반적으로는 봄과 가을이 걷기 좋은 시기로 많이 이야기됩니다.
봄에는 초록빛 들판과 꽃이 있는 길을 만날 수 있고, 가을에는 여름보다 조금 차분한 공기 속에서 금빛 풍경을 걸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반면 여름은 순례자가 많고 날씨가 더울 수 있어 체력 관리가 중요합니다. 겨울은 한적하지만 날씨가 춥고 일부 숙소나 시설 운영이 제한될 수 있으니 초보자에게는 조금 더 신중한 준비가 필요해 보입니다.
저라면 언젠가 이 길을 걷게 된다면, 너무 덥지도 춥지도 않은 늦봄이나 초가을을 먼저 생각해 볼 것 같습니다.
비용은 얼마나 생각해야 할까?
산티아고 순례길 비용은 코스, 걷는 기간, 숙박 방식, 항공권 가격, 환율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그래서 정확한 금액을 단정하기보다는 대략적인 항목으로 나누어 생각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먼저 한국에서 유럽으로 가는 왕복 항공권이 필요합니다. 출발 도시와 시기, 항공사에 따라 차이가 크기 때문에 미리 비교가 필요합니다.
현지에서는 출발지까지 이동하는 교통비가 들어갑니다. 예를 들어 프랑스 길을 걷는다면 마드리드나 파리 등에서 생장피드포르까지 이동해야 하고, 포르투갈 길을 걷는다면 포르투까지 가는 동선을 생각해야 합니다.
숙박은 알베르게를 이용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알베르게는 순례자 숙소로, 공립과 민간 숙소가 있습니다. 공립 알베르게는 비교적 저렴하지만 성수기에는 자리가 빨리 찰 수 있고, 민간 알베르게는 조금 더 비싸지만 예약이 가능한 곳도 많습니다.
식비 역시 사람마다 차이가 큽니다. 간단히 장을 봐서 먹는 날도 있을 수 있고, 순례자 메뉴를 파는 식당을 이용하는 날도 있을 것입니다.
결국 산티아고 순례길 예산은 “얼마면 된다”보다 “나는 어떤 방식으로 걷고 싶은가”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아주 아껴서 걷는 순례도 있고, 중간중간 쉬어 가며 조금 여유 있게 걷는 순례도 있을 것입니다. 저라면 무리하게 아끼기보다, 몸이 힘든 날에는 조금 편한 숙소를 선택할 수 있을 정도의 여유는 두고 싶습니다.
꼭 챙기고 싶은 준비물
산티아고 순례길 준비의 핵심은 가볍게, 꼭 필요한 것만 챙기는 일입니다
산티아고 순례길 준비물에서 가장 중요한 말은 아마 이것일 것 같습니다.
“짐은 줄이고 또 줄이기.”
긴 길을 걷는 여행에서는 무엇을 가져가느냐보다 무엇을 내려놓느냐가 더 중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장 먼저 중요한 것은 신발입니다. 발이 편하지 않으면 하루하루 걷는 일이 고통이 될 수 있습니다. 새 신발보다는 미리 충분히 길들인 트레킹화나 등산화가 좋겠습니다.
배낭도 중요합니다. 너무 큰 배낭은 불필요한 짐을 부르게 됩니다. 허리 벨트가 있는 가벼운 배낭을 준비하고, 자신의 체력에 맞게 무게를 줄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알베르게를 이용한다면 가벼운 침낭이나 라이너도 챙겨야 합니다. 숙소마다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기본적인 개인 침구는 준비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 밖에도 얇은 겉옷, 모자, 선글라스, 우비나 방수 재킷, 개인 상비약, 물병, 충전기, 해외 결제 카드와 약간의 현금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다인실 숙소를 이용할 경우 귀마개도 유용하다고 합니다. 여러 사람이 함께 자는 공간에서는 작은 준비물이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순례자 여권, 크레덴셜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순례자 여권, 즉 크레덴셜입니다.
크레덴셜은 순례자가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작은 여권 같은 역할을 합니다. 길 위의 알베르게, 성당, 카페, 안내소 등에서 도장을 받으며 자신의 여정을 기록하게 됩니다.
이 도장들은 단순한 기념 스탬프가 아니라, 실제로 길을 걸었다는 기록이 됩니다. 산티아고에 도착한 뒤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순례자 사무소에서 콤포스텔라라는 완주 증명서를 받을 수 있습니다.
도보 순례자의 경우 보통 마지막 100km 이상을 걸어야 하고, 자전거 순례자는 마지막 200km 이상을 이동해야 하는 기준이 알려져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크레덴셜은 단순한 종이가 아닙니다. 하루하루의 발걸음이 찍히는 작은 기록장입니다. 언젠가 그 도장들이 하나씩 쌓인 크레덴셜을 손에 들고 산티아고에 도착한다면, 그 순간은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알베르게에서 보내는 밤
산티아고 순례길의 숙소로 자주 언급되는 알베르게는 순례자 전용 숙소입니다.
공립 알베르게는 저렴하지만 선착순인 경우가 많고, 민간 알베르게는 비용이 조금 더 들지만 예약이 가능한 곳도 있습니다. 성수기나 인기 구간에서는 숙소가 빨리 마감될 수 있으니 일정에 따라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알베르게는 호텔처럼 편안한 공간이라기보다, 하루의 피로를 내려놓고 다음 날의 걸음을 준비하는 곳에 가까울 것 같습니다.
낯선 사람들과 한 공간에서 자고, 간단히 씻고, 다음 날 새벽 다시 배낭을 메고 길을 나서는 생활.
불편할 수도 있지만, 그 불편함 속에서 여행이 조금 더 단순해질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내가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다면
언젠가 산티아고 대성당 앞에 조용히 서 있을 날을 상상해 봅니다
아직 저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어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 글은 경험담이라기보다, 언젠가 걷고 싶은 길을 미리 바라보는 마음의 기록입니다.
만약 제가 이 길을 걷게 된다면 처음부터 긴 구간을 욕심내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제 체력에 맞게, 하루에 너무 많은 거리를 걷지 않고, 중간중간 쉬면서 천천히 걸어보고 싶습니다.
사진을 많이 찍기보다 길 위의 공기와 사람들의 표정, 작은 마을의 창문, 아침 햇살, 저녁 무렵의 발걸음을 오래 바라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산티아고 대성당 앞 광장에 도착한다면, 아주 조용히 서 있고 싶습니다.
무언가 대단한 일을 해냈다는 마음보다, 여기까지 하루하루 걸어왔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벅찰 것 같습니다.
마치며
산티아고 순례길은 단순한 트레킹 코스가 아니라, 자신과 천천히 마주하는 길처럼 느껴집니다.
누군가는 신앙의 마음으로 걷고, 누군가는 인생의 전환점에서 걷고, 또 누군가는 아무 이유 없이 길 위에 서고 싶어서 걷는다고 합니다.
저에게 산티아고 순례길은 아직 도착하지 않은 여행지입니다. 하지만 마음속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조용히 이어지고 있는 길이기도 합니다.
언젠가 그 길 위에서 저도 누군가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부엔 까미노.”
당신의 길도 좋은 길이 되기를 바랍니다. 😊
Q&A
Q. 산티아고 순례길은 꼭 전 구간을 걸어야 하나요?
A. 꼭 전 구간을 걸을 필요는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일정과 체력에 맞게 일부 구간만 걷습니다. 완주 증명서인 콤포스텔라를 받으려면 일정 기준을 충족해야 하므로, 출발 전 공식 기준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초보자에게 가장 많이 추천되는 코스는 어디인가요?
A. 가장 많이 알려진 코스는 프랑스 길입니다. 숙소와 편의시설이 비교적 잘 갖춰져 있고 순례자도 많아 처음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익숙한 코스입니다. 일정이 짧다면 사리아에서 출발하는 마지막 100km 구간도 많이 선택됩니다.
Q. 산티아고 순례길은 종교가 있어야만 걸을 수 있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과거에는 종교적 순례의 의미가 컸지만, 오늘날에는 종교와 상관없이 걷는 사람도 많습니다.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 긴 도보 여행, 문화 여행, 인생의 쉼표를 찾는 여정으로 걷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독자와의 소통
여러분에게도 아직 가보지 못했지만 오래 마음에 품고 있는 여행지가 있으신가요?
저에게 산티아고 순례길은 그런 곳입니다. 아직 걷지 않았지만, 언젠가 제 발로 천천히 걸어보고 싶은 마음의 길입니다.